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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naut

학문을 끊으면 근심이 없어진다.
'예'와 '응' 사이는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아름다움'과 '추함' 사이는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남들이 두려워하는 군주는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망망하구나. 그 다함이 없구나!
모든 이들 희희낙락하는 것이 마치 잔치를 벌이는 것 같고, 봄에 누대에 오른 것처럼 [즐거워]한다. 나 홀로 담담하여, 그 조짐이 없는 것이 마치 어린아이가 웃음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맥이 풀려 있는 것이, 돌아갈 곳이 없는 듯하다.
다들 여유가 있는데 나만 홀로 잃어버린 듯하다.
나는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이로다! 혼돈스럽구나!
세상 사람들 또렷또렷한데, 나만 홀로 어수룩하구나. 세상 사람들 자세히도 살피는데, 나만 홀로 흐리멍덩하구나.
담담한 것이 마치 바다와 같고,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것이 마치 그침이 없는 듯하구나.
뭇 사람은 모두 쓸모가 있는데, 나만 홀로 우둔하고 촌스럽구나. 나만 홀로 다른 이들과 떨어져 [나를] 먹여주는 어머니(자연)을 귀하게 여긴다.

 

멀리서보면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 것이 다가가면 많이 다르다.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추함 사이를 보아도 멀리서 바라 본 이와 가까이에서 본 이는 차이를 다르게 느낀다. 학문은 차이를 더 벌린다. 

 

 
노자
버려서 얻고 비워서 채우다 『노자』. ‘도’와 ‘자연’ 그리고 인생을 이야기하는 도가 최고의 경전 《노자》를 ‘우리 시대의고전번역가’ 김원중 교수가 번역·완역한 것이다. 가장 널리 읽히는 통행본에 의거하면서도 한비의 주석을 비롯하여 왕필본, 하상공본, 백서본, 영락대전본 등 대표적인 판본들과의 비교 대조를 통해 적절한 자구를 선택하였다. 미묘한 해석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 대표적인 해석들을 함께 거론하면서 왜 《노자》에 다양한 해석본이 있을 수밖에 없는가 하는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하였다.
저자
노자
출판
글항아리
출판일
2013.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