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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5 - 짚으로 만든 개

category 글/책을읽다 2022. 12. 5. 14:24

사진 suinaut

 

말을 많이 하면 막히는 법

하늘과 땅은 인하지 않아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여긴다.
성인(위정자)은 인하지 않아 백성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여긴다.
하늘과 땅 사이는 아마도 [텅 비어 있는 것이] 풀무나 피리 같겠지.
비어 있는데도 다함이 없고 움직일수록 더욱 [바람 소리가] 나오는구나.
말을 많이 할수록 자주 궁하게 되니 [풀무나 피리처럼] 빈속을 지키는 것만 못하다.

 

유가에서 보는 인은 만물과 백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관계를 설정한다. 관계 사이에 해야 할 규율을 따르라 한다. 그러나 하늘과 땅은 인하지 않아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여긴다. 짚으로 만든 개는 제사를 위해 사용하고 난 후 버려지는 의미 없는 것이다. 말을 많이 할수록 허점이 드러나고 빈틈을 보이기 마련이다. 

 

 
노자
버려서 얻고 비워서 채우다 『노자』. ‘도’와 ‘자연’ 그리고 인생을 이야기하는 도가 최고의 경전 《노자》를 ‘우리 시대의고전번역가’ 김원중 교수가 번역·완역한 것이다. 가장 널리 읽히는 통행본에 의거하면서도 한비의 주석을 비롯하여 왕필본, 하상공본, 백서본, 영락대전본 등 대표적인 판본들과의 비교 대조를 통해 적절한 자구를 선택하였다. 미묘한 해석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 대표적인 해석들을 함께 거론하면서 왜 《노자》에 다양한 해석본이 있을 수밖에 없는가 하는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하였다.
저자
노자
출판
글항아리
출판일
2013.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