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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naut

총애를 받거나 모욕을 당하면 놀란 것처럼 하고, 큰 걱정거리를 제 몸처럼 귀하게 여기라.
무엇을 '총애를 받고 모욕을 당할 때 놀란 것처럼 하라'고 말하는 것인가? 총애를 얻으면 [다른 사람의] 아래에 놓이니 총애를 얻어도 놀란 듯이 하고 총애를 잃어도 놀란 듯이 한다. 이것이 '총애를 받거나 모욕을 당하면 놀란 것처럼 하라'는 의미다.
무엇을 '큰 걱정거리를 제 몸처럼 귀하게 여기는 것처럼 하라'고 말하는 것인가? 나에게 큰 걱정거리가 있는 까닭은 내가 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몸을 갖고 있지 않으면, 나에게 무슨 걱정거리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몸을 천하와 같이 귀하게 여겨야 천하에 기탁할 수 있는 것처럼, 몸을 천하를 아끼듯 해야 천하를 맡길 수 있다.

 

총애를 받거나 모욕을 당하는 것은 내가 대상이 된다. 다른 사람들 속에 놓여 영향을 받는다. 총애를 얻으면 중심으로 들어가고 총애를 잃으면 가장자리로 밀려난다. 중심에서는 몇 되지 않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투므로 시기와 질투가 넘쳐난다. 가장자리로 밀려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짓밟힌다. 모두 두려운 일이다.

 

몸이 가진 큰 걱정거리는 병으로 겪는 고통이다. 몸을 갖고 있지 않으면 걱정거리는 사라진다. 세상이 가진 큰 걱정은 천하를 얻기 위한 고민이다. 그 뜻을 버릴 수 있으면 고민은 사라진다. 

 

 
노자
버려서 얻고 비워서 채우다 『노자』. ‘도’와 ‘자연’ 그리고 인생을 이야기하는 도가 최고의 경전 《노자》를 ‘우리 시대의고전번역가’ 김원중 교수가 번역·완역한 것이다. 가장 널리 읽히는 통행본에 의거하면서도 한비의 주석을 비롯하여 왕필본, 하상공본, 백서본, 영락대전본 등 대표적인 판본들과의 비교 대조를 통해 적절한 자구를 선택하였다. 미묘한 해석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 대표적인 해석들을 함께 거론하면서 왜 《노자》에 다양한 해석본이 있을 수밖에 없는가 하는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하였다.
저자
노자
출판
글항아리
출판일
2013.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