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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덮고 보니, 책 한 권 읽는 동안 심리 상담을 받은 기분이다.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웠다. 우리가 맞닥뜨린 고민을 의사로, 인생 선배로 말한다. 상담 과정에서 경험한 현실성 있는 이야기와 작가가 겪은 생활을 담은 에세이, 다른 책을 인용해 폭넓은 인식을 보이고 있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 사람들이 행동하길 바란다. 실수를 저질러도 상관없다. 많은 고민으로 시작을 못 할 바에는 오히려 낫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4. 저자소개.

 

약간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범위가 궁금해지는 문단이다.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아 책을 정리하면서 정신분석의 선구자인 프로이트가 말한 정상의 기준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사람이 ‘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편집증, 약간의 강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정상이다. 즉 세상에 문제 없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의 문제는 다 가지고 있다. 그러니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다. 12.

 

'넌 히스테리를 부려, 편집증이 있어, 강박이 있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프로이트를 빌어와 반박할 수 있는 글을 얻었다. 나 자신을 제대로 알기 전에 남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고 난 후 비교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깎아내리게 되는데 정신분석 선구자라는 수식어로 마음에 위안을 얻자.

 

구글에서 조언과 충고를 검색해 보면, '상대 요구에 의해 하는 것을 조언, 없이 하는 것을 충고'라는 해석을 찾아볼 수 있다.

조언을 건넬 때는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하되, 상대방이 내 말을 듣고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 거라는 기대를 버리는 편이 낫다. 112.

누군가에게 충고를 하고 싶다면 그를 내 생각대로 통제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어차피 그는 당신의 충고를 듣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그냥 가만히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난 후 조심스레 당신의 의견을 말해 주어라. 그리고 결정은 그에게 맡겨라. 그가 설령 잘못된 길을 선택하고, 나중에 후회할지언정 그것은 그의 몫일 뿐이다. 113.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조언과 충고를 검색해 본다. 조언, 말로 거들거나 깨우쳐 주어서 도움. 충고, 남의 결함이나 잘못을 진심으로 타이름. 사전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로 보아도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조언이든 충고든 상대방 요구 없이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오히려 장점을 강조해 거들 수 있는 조언은 하고 충고는 요구가 있을 때만 하는 게 낫다. 물론, 상대방이 의견을 따른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 책임은 조언자든 충고자에게 되돌아오는 때가 있으니 주의하자.

 

작가가 정의한 후회는 위안 약간을 가지고 다가온다. 되돌릴 수 없음을 알지만 다시 돌이켜 보게 되는 짠맛 사이에 있는 단맛과 같다.

후회는 고통스럽지만 달콤하다. ‘그때 그런 잘못을 안 했더라면…’이란 가정법은 잘못된 과거를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헛된 상상 속으로 우리를 유혹하기 때문이다. 63.

 

입에 버릇처럼 붙은 말이 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다'. 걱정이 많은 엄마에게 하는 이야기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40퍼센트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30퍼센트는 이미 일어난 일들에 관한 것이며, 22퍼센트는 아주 사소한 걱정들이고, 4퍼센트는 우리가 전혀 손쓸 수 없는 일들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나머지 4퍼센트만이 우리가 정말로 걱정해야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96퍼센트의 걱정과 불평불만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느라 정작 오늘을 즐겁게 보내지 못하고 만다. 128.

 

시간보다 노력으로 얻은 자신을 표현하는 노인을 꿈꾼다. 흰머리 곱게 넘기고 큰 변화 없이 살아가는 사람 말이다. 

교육학자 버틀러는 아무리 노인이라도 도덕적인 잘못이나 행동까지 너그럽게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노인도 탐욕스러울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며, 또 해서는 안 될 실수를 할 때도 있다. 그런데도 노인이기에 책임감과 죄책감으로부터 면죄부를 주는 것은 오히려 그의 인간성을 모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183.

철학자 플라톤도 말했다. “늙음에 만족할 때 늙음을 지탱할 수 있지만 늙음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늙음 자체가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 이것은 젊음에도 해당된다”라고 말이다. 183.

 

내 삶과 더불어 남과 잘 살아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웃음 앞에 장사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유머러스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삶을 껴안는 최선의 방법이다. 201.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30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해 온 김혜남이 벌써 마흔이 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을 담은 책이다. 그녀는 지금껏 살면서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다면 스스로를 너무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산 것이라고 말한다. 의사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살면서 늘 의무와 책임감에 치여 어떻게든 그 모든 역할을 잘해 내려 애썼고 그러다 보니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놓쳐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다 22년 전 마흔세 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며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자신이 없으면 집안도 병원도 제대로 안 굴러갈 것 같았는데 세상은 너무나 멀쩡히 잘 굴러갔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의 곁을 지켜 주는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되었고, 놓쳐서는 안 될 인생의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벌써 마흔이 되어 버린,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것도 딱 한가지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 이 책은 2015년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출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10만 부 돌파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기념해 펴낸 스페셜 에디션으로 저자가 30년간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며 깨달은 인생의 비밀과 22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면서도 유쾌하게 살 수 있는 이유를 전한다. 또한 ‘완벽한 때는 결코 오지 않는 법이다’, ‘때론 버티는 것이 답이다’, ‘제발 모든 것을 상처라고 말하지 말 것’, ‘가까운 사람일수록 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등 환자들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저자
김혜남
출판
메이븐
출판일
2022.11.11
 
김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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