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권, 박경리
최참판댁에는 윤씨 부인과 최치수, 별당 아씨, 서희, 그리고 일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집에서 일어나는 일은 쉬쉬하지만 마을에는 부풀려진 이야기로 오간다.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한 사람이 집안이 가진 내력에 얽히고설킨 관계를 가지고 왔다. 구천이와 길상이는 최참판댁에 오게 된 사연이 안갯속에 가려져있다. 월선이와 용이는 사랑 이야기를 담당하고 강청댁은 피해자지만 거칠게 악다구니를 부려 동정이 가다 만다. 읽기 전 서희가 주인공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서희가 나오는 장면에 집중하지만 아직은 철없는 양반 계집 아이다. 달은 산마루에서 떨어져나왔다. 아직은 붉지만 머지않아 창백해질 것이다. 희번덕이는 섬진강 저켠은 전라도 땅, 이켠은 경상도 땅, 너그럽게 그어진 능선은 확실한 윤곽을 드러낸다. 난간에 걸터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