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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15 - 미묘현통

category 글/책을읽다 2023. 2. 13. 09:48

suinaut

옛날에 도를 잘 행했던 사람은 미묘하고 아득하게 통달하여, 깊이를 알 수 없었다. 오직 알 수 없으므로 억지로 그것을 형용하라고 하면 [다음과 같으니],
망설이듯 마치 겨울에 개울을 건너는 것처럼 하고, 주저하듯 마치 사방의 이웃[의 공격]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하며, 엄숙한 것이 마치 [손님처럼] 꾸민 듯하고, 풀어진 것이 마치 [봄에] 얼음이 녹으려 하는 것처럼 하며, 돈후한 것이 마치 통나무 같고, 트여 있는 것이 마치 계곡과 같으며, 섞여 있는 것이 마치 혼탁한 것 같다.
누가 혼탁한 것으로써 고요하게 하여 천천히 맑아지게 할 수 있겠는가. 누가 편안함으로써 오랫동안 움직여 [새것을] 천천히 낳게 할 수 있겠는가?
이 도를 보전하려 하는 자는 채우려 하지 않는다. 오직 채우지 않기 때문에 감쌀 수 있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도를 깨달은 사람에 대한 글이다. 깊이를 알 수 없다. 억지로 표현하려한다면 글과 같다. 역시 비워져 있으며 채우지 않았기 때문에 감쌀 수 있고 새롭게 만들어진다.

 

 
노자
버려서 얻고 비워서 채우다 『노자』. ‘도’와 ‘자연’ 그리고 인생을 이야기하는 도가 최고의 경전 《노자》를 ‘우리 시대의고전번역가’ 김원중 교수가 번역·완역한 것이다. 가장 널리 읽히는 통행본에 의거하면서도 한비의 주석을 비롯하여 왕필본, 하상공본, 백서본, 영락대전본 등 대표적인 판본들과의 비교 대조를 통해 적절한 자구를 선택하였다. 미묘한 해석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 대표적인 해석들을 함께 거론하면서 왜 《노자》에 다양한 해석본이 있을 수밖에 없는가 하는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하였다.
저자
노자
출판
글항아리
출판일
2013.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