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할 수 있나?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작별인사만 하지 않는 거야. 정말 작별하지 않는 거야? 미루는 거야. 작별을? 기한 없이? 인선은 경하에게 계속 물었다. 함께 진행하기로 한 프로젝트 제목이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경하의 대답을 들을 이후로. 재난 지역이나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 곳을 돌며 교훈을 얻는 여행을 다크 투어리즘이라고 한다.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서 다크 투어를 치면 나오는 결과다. 현장을 방문하고 기록을 읽으며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어둠이 전염된다. 이미 어둡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사람은 담담하게 말하는 편이다. 한강은 달랐다. 직접적으로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미 풍겨오는 분위기로 광주에서 제주로 5월에서 4월로 끌려 갔다. 작가가 말하듯이 한 없는 추위 한가운데에서 속으로부터 한기가 치솟아 올라 머리엔 두통을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