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김훈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김훈 문체와 간결한 대화를 담고 있는 장편소설 하얼빈은 도마 안중근이 이토를 총으로 쏘아 죽인 후 재판과 사형을 당하는 시간과 장소를 이야기한다. 김훈은 다른 소설에서 냉혹한 현실을 짧은 문체로 담는다.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더해서 현실과는 다른 모습이 상상되곤 한다. 이번 장편소설에서는 자연 표현이 이전과 같지 않아 궁금했었다. 인터뷰에서 확인한 작가 대답에서는 ‘다녀오지 못 한 곳이라 적지 못했다’라고 했다. 개정이 필요하다 말한다. 안중근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토와 메이지 천황 미카도, 황태자 이은, 안중근 부인 김아려, 천주교 신부인 뮈텔과 빌렘. 그들이 등장해 각자 생각을 주장한다. 조선을 강탈한 일본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는 감정을 손가락 마디처럼 꺾이지 않게 분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