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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권, 박경리

category 글/책을읽다 2023. 2. 24. 09:43

suinaut

최치수가 죽었다. 관아는 일을 꾸민 귀녀, 김평산, 칠성이에게 죄를 묻고 처형했다. 최씨 가문을 이어야 하는 최치수는 남아있는 유일한 남자였다. 귀녀 무리는 다른 씨를 빌리고 최치수를 죽여 최참판댁 재산을 삼키려 했다. 윤씨 부인은 최치수가 생산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핏줄을 이어야 하는 최치수에게 가져온 반가운 임신 소식이었다. 일찌감치 아이를 낳지 못 하게 되었고 윤씨 부인은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그들을 벌할 수 있었다. 

 

윤씨 부인이 죽었다. 돌림병이었다. 김서방과 봉순네가 죽었다. 둘은 윤씨 부인과 함께 최참판댁을 안팎으로 돌보았다. 최치수가 죽은 후 근처에 머물러 있던 조준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최참판댁은 중심과 안과 밖을 이어주는 기둥을 잃었다. 안채와 사랑방으로 들어온다. 재산을 틀어쥔다. 

 

조준구가 서울을 떠나 평사리로 부인과 자식을 데리고 오면서 미리 짐작되었다. 

"안 될 말이네. 손님이 소중하지 않는 바는 아니나 서희는 이 집의 임자니라. 경망하게 어디로 옮기겠느냐? 정 자네들이 불편하다면 할 수 없는 일, 서울로 돌아가게. 나로서는 그 집을 수리한 것도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을 했기 때문이요. 더이상 말하여 나를 불효하게 하지 말라."

 

윤씨 부인은 조준구 가족을 집 안에 들이지 않았다. 손녀 서희를 최참판댁의 주인으로 만들려 했으나, 서희는 어렸고 시간이 없었다. 서희는 가족을 잃었다. 어머니는 하인과 집을 떠났고, 아버지는 귀녀 무리에게 죽임 당했고, 할머니는 돌림병으로 죽었다. 집에 머무는 종들과 마을 사람들은 조준구를 향했다. 서희를 지켜주기에는 돌림병에 많은 사람이 죽었고 논은 가물었다. 

 

강포수는 귀녀가 낳은 아이를 데리고 마을을 떠난다. 칠성이와 강포수, 둘 중 하나가 아버지다. 최참판댁에 원한을 가질만한 배경을 안고 태어난 아이다. 표독하게 보였던 귀녀는 강포수를 받아들이며 어두운 기운이 걷혀갔다. 귀녀에게서 강포수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사나웠던 등장과 이간질, 욕심이 가득했던 귀녀의 끝이었다.

 

 
토지 3(1부 3권)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제3권. 출간 이후 43년 동안 연재와 출판을 거듭하며 와전되거나 훼손되었던 작가의 원래 의도를 복원한 판본이다. 토지 편찬위원회가 2002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정본작업을 진행한 정황을 토대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판본은 ‘연재본’이라는 작가의 평소 주장을 반영해 연재본을 저본으로 했다. 1969년에서 1994년까지 26년 동안 집필되었으며,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 작품은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라 할 수 있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우리 민족의 한 많은 역사가 폭넓게 펼쳐진다. 다양한 인간 군상과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서사, 참다운 삶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등이 돋보인다. (1부 3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출판일
2012.08.15
 
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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